2021년 7월에 창업해 올해 상반기에 아쉽게 사업을 마무리한 냅튠클라우드 유승학 대표님.
유 대표님은 폐업을 결정할 때 '팀이 존속할 가치가 있는지', '새로운 사업 기회가 있는지', '투자자들의 신뢰가 있는지' 세 가지를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합니다. 유 대표님이 겪었던 솔직한 폐업 과정과 그 속에서 배운 교훈을 들어봤습니다.
폐업 과정, 가장 힘들었던 건 '소통'
유 대표님은 폐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투자사와의 소통’을 꼽았습니다.
“(회사 비전과 성공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투자를 받았던 투자사에게 사업을 접는 이야기를 꺼내는 건 쉽지 않습니다. 투자사 입장에서도 (다른 대안을 모색할 수는 있겠지만) 폐업을 권하기는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직원들과의 소통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표는 늘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야 하고, 때로는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불과 한두 달 만에 경영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 막 채용한 동료에게 죄책감을 안고 해고를 통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존 동료들 또한 이러한 냉혹한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합니다.
“업무에 집중해야 하는 회사의 상황과 동료 개개인의 상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죠.”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어디까지 설명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가족과 나 자신을 챙기세요” 한 마디의 힘
폐업 과정에서 의외의 큰 위로가 된 것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았던 한 투자자의 말이었습니다. 창업과 투자 경험이 풍부했던 그는 유 대표님의 회사에 직접 투자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더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조언을 건넬 수 있었습니다.
“폐업 결정은 현명한 판단입니다. 이제 가족과 자기 자신을 먼저 챙기세요.”
이 따뜻한 격려 한 마디는 강박적으로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죄책감에 빠져 있던 유 대표님에게 자신을 돌보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폐업 결정을 합리적으로 검토해 준 점, 그리고 무엇보다 창업자 개인의 삶을 진심으로 걱정해 준 마음이 폐업 과정을 잘 마무리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비슷한 경험을 가진 다른 창업자들과의 네트워크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미리 실패한 경험이 있는 선배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성공담만 이야기하는 창업자들과 달리, 실패 경험이 있는 선배들에게서는 현실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었거든요.”
폐업 그 후, 그리고 남은 교훈
폐업을 겪은 뒤 유 대표님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투자사와의 꾸준한 소통’입니다.
“누구든 갑자기 ‘사업이 어렵다’, ‘중단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평소에 신뢰와 대화를 쌓아야 합니다.”
또한 그는 창업 생태계 전반에서 성공뿐 아니라 마무리에 대한 정보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화려한 IPO 같은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차원에서 사업 중단 과정에 대한 지식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폐업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정리해 동료 창업가들을 위한 책을 쓸 계획까지 세웠었다는 후문에서, 그의 고민과 배움의 무게가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