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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전 점검 리스트 : 언제 폐업을 결정해야 할까?

스타트업 운영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과의 싸움입니다. 하루하루가 생존을 위한 선택의 연속이며, 때로는 과감한 정리 또한 책임 있는 결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폐업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감정이 아닌 ① 의지, ② 현실, ③ 신뢰 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충분한 점검과 고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목 차

1. 창업자의 의지: 여전히 이 사업을 이어갈 의지와 계획이 있는가?

폐업을 고려하기 전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창업자의 ‘의지’입니다. 모든 사업은 창업자의 비전과 열정을 기반으로 유지됩니다. 현재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지속시킬 구체적인 계획이 존재하는가? 창업자가 진정으로 이 어려움을 돌파하고자 하는 의지와 에너지가 남아 있는가? 위 질문에 대한 솔직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감정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의지에 기반한 실행 계획이 동반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타트업 마무리 경험자의 따뜻한 조언
창업을 시작할 때 "언제까지 어떤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다시 생각해보겠다"는 기준을 정해두시면 어떨까요? 그리고 이런 생각을 가족과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누군가와 약속을 하면 더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창업 과정에서도 가끔은 "지금 가는 길이 맞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어요. 정말 어려워진 다음에 고민하기보다는, 평소에 차분히 점검하는 습관이 도움이 될 거예요.

2. 객관적 조건: 그 의지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환경과 자원이 있는가?

창업자의 의지만으로는 사업을 지속할 수 없습니다. 의지를 실현할 수 있는 객관적 조건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자금 조달 가능성
현재 보유한 자금으로 급여, 임대료, 운영비 등을 계속 충당할 수 있는가?
추가 투자, 여신,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합리적인 기대가 존재하는가?
사업 운영 여건
공급망은 유지되고 있는가?
고객 기반은 무너지지 않았는가?
핵심 인력은 이탈하지 않고 있는가?
제품이나 서비스의 제공이 중단되지 않고 이어질 수 있는가?

3. 이해관계자의 신뢰: 이들이 보내온 신뢰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가?

스타트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신뢰 위에 서 있습니다. 폐업 여부를 결정할 때는 회사의 관점에서만 보지 말고, ‘이해관계자의 시선’에서 판단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임직원
임직원은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이해관계자입니다. 임금과 퇴직금은 법적으로도 최우선변제권이 부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임금·퇴직금 지급 가능 여부: 스타트업의 특성상 퇴직금을 별도 적립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폐업 시 체불 위험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사전 검토와 준비가 필요합니다.
고용 유지 가능성: 현재의 자금 사정과 사업 여건으로 임직원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지 냉정히 판단해야 합니다. 임금, 퇴직금, 고용보험 등 법적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고객
서비스나 제품 제공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투명하게 알리고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계약 이행 능력이나 의사가 없으면서도 이를 숨기고 신규 고객을 유치할 경우, 민사적 책임은 물론, 사기죄 등 형사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채권자
채무 변제 가능성에 대한 판단도 중요합니다. 원금과 이자를 갚을 수 있는지, 채권자와의 협상을 통해 어떤 해결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를 사전에 검토해 두어야 합니다.
투자자
주요 투자자와는 폐업을 고려하는 초기 단계부터 충분히 소통해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통보하거나, 정보를 숨기는 방식으로 정리를 진행하면 향후 창업 생태계 내에서 회복하기 어려운 평판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나가며: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

폐업 결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에서 살펴본 세 가지 핵심 요소(의지, 현실, 신뢰)를 기준 삼아 투명하게 소통하는 것입니다.
투자자, 주주, 공동창업자, 임직원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는 갑작스러운 통보로 인해 크게 훼손될 수 있습니다. 반면, 조기에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일정 부분 참여시키는 것만으로도 신뢰 손실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폐업은 단지 실패가 아니라, 책임 있는 정리이자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판단이 감정이 아닌 숙고와 책임, 그리고 투명성 위에서 이루어졌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 가이드라인이 창업자의 결정 과정에 작은 기준점이 되기를 바랍니다.